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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cycle/Cervélo

우중 라이딩 후 세차

금요일에 자출을 했다.


분명 기상청에서는 밤 늦게부터 비가 올거라고 


예보를 했고 아침에도 날이 괜찮았는데...


제길...


밤 늦게는 커녕 5시부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회사에 놔두고 가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주말내내 회사에 방치해 두기는 불안하기도 하고...


결국 비를 뚫고 자퇴를 했다.


일단 비가 오니 시야가 안 좋아지고


타이어 접지력도 약해지고 하니


평소보다 더 조심스럽게 속도도


낮춰서 무사히 집까지 오기는 했다.


그런데 비 속에서 자전거를 타니 


시야도 접지력도 모든게 다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브레이크였다.


카본 휠이 빗속에서는 제동력이


급격히 저하된다고 들어서


알고 있긴 했는데 이건 정말 장난이 아니다.


20km정도의 속도로 달리다가 브레이크를


잡는데도 도대체가 설 생각을 안 한다.


그냥 브레이크가 안 달려있는 느낌이 들 정도라


라이딩 하면서 디스크 브레이크로 


넘어가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퇴근하고 그날로 바로 진흙 범벅이 된


자전거를 씻겨주고 싶었지만 집안일 때문에


결국 하루를 묵혔다가 세차를 했다.


먼저 앞뒤 휠을 분리하고 체인을 분리했다.

바퀴를 떼내고 프레임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체인링 주변의 모래들

BB 주변과 크랭크의 흙더미들

포크와 브레이크 사이사이 끼여있는 모래들

싯스테이와 뒷브레이크 모래들이 장난 아니다.

조금 떨어져서 보면 대충 털어내면 될 것처럼 보이긴 했는데 말이다...

프레임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모래에


일단 디그리셔를 분사해뒀다.


시간을 두고 불리면 더 잘 떨어지려나...


분리해 낸 체인은 1.5리터 물통에 집어넣는다.

그리고 자전거 타는 사람들에게 유명한


다이소표 오렌지 세정제를 체인이 살짝 담길 정도로 


부어주고 마구마구 흔들어준다.

거품으로 가득해지면서 체인이 깨끗해진다.


군데군데 보이는 검은색 조각들이 체인에서 떨어져 나온


먼지며 모래 등등 불순불이다.


깨끗해진 체인을 보면 어쩐지 


지금까지 내가 잘 달리지 못 했던 건 


이놈의 때와 모래먼지가 덕지덕지 붙어서


내 힘을 소모시켰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체인을 씻어주고


디그리셔를 뿌려놨던 프레임도 물티슈를 이용해서


싹싹 닦아준다.


휠셋도 닦다보니 스프라켓도 분리해서


닦아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긴하는데


아직 스프라켓 분리 공구는 마련을 안 했으니


생각만 하고 그냥 물티슈로 닦아낸다.


붙어있는 모래들을 다 털어내고 나니


그럭저럭 깨끗해 진 것 같다.


은근히 시간을 잡아먹긴 했지만


해놓고 나니 역시 뿌듯하다.


모래들이 잔뜩 낀 채로 계속 달렸으면


브레이크에 낀 모래가 휠셋의 브레이크 라인에도


상처를 냈을테고 내 마음도 상처를 입을테지.